예전에 한 아파트에 살다 이제는 다 뿔뿔이 헤어져 사는 엄마들 .
근 20여년을 한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걸 함께 지켜 본 엄마들 중 하나가
산본 신 도시로 간 이후 올 가을엔 수리산을 걸어 보자 하여 만난 목요일.
가파른 경로를 피하여 산 주위를 빙 돌아 거닐며 가을 오후를 만끽하게 되었다.
올 가을 단풍은 가물어서 별로라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대로 나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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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길을 걸으며 그동안 못 나누었던 얘기로 꽃을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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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초가을 소슬바람과 알맞은 태양 빛으로 산책하기엔 안성맞춤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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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양봉을 하는 집 앞엔 꿀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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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좀 아쉬워도 담장이 덩쿨은 제법 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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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도 그런대로 멋있게 피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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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의 김장 배추는 어찌나 잘 되었는지 탐스럽게 자라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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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싸매주지도 않았는데 속이 많이 차 있는것이 농사 지은이의 뿌듯한 마음을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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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바른 곳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 들은 무슨 상념에 젖어 있는지?
푸른 나무가 단풍이 들어 낙엽이 되어 떨어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새로 맞은 11월도 서로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채워지길 기원하며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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