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희
참 좋은 당신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사과밭
다 당신입니다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옥천사 가는 길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
문득문득
목소리도 듣고 싶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
빛보다 더 빨라서
나는 잡지 못합니다.
내 인생의 여정에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
당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
나는 닫지 못합니다.
해 저문 들길에서
돌아오는 이 길
당신은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
회색 블럭담 앞에
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
회색 블럭담 앞에
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
무학산의 봄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 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킵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일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환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왔습니다.
보리밭
당신
마음이 가면
봄갈이 해논 밭흙같이
보드랍고 따스한 몸이 오는 그대
그대 사랑은 한없이 크고
끝도 갓도 없이 넓어서
내가 그대 앞에 서서
이만큼 이만큼
이, 이, 이만큼 보다 더 크게
내 아무리 두 팔이 찢어지게
다 벌려
저 하늘
이 땅만큼
그대 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내가 사는
저 하늘 이 땅 같아
나는 그대 사랑 안에 있고
그대 사랑은
내 손 내 맘 안 닿는 데까지
피어나는 꽃처럼
일어서는 봄산처럼
세상을 환하게 열어줍니다
가난하고 쓸쓸했던 내 세상
봄이 오는 들길을 따라
불쌍한 우리 보리피리 불며
산 설고 물 설은 산중 땅
찾아온 그대
내가 저문 산처럼 배고파 누우면
그대는 내 곁에
저문 강으로 따라 누워
당신의 피와 살을 주어 채워 적시고
내가 새벽 산처럼 어둡게 서 있으면
그대는 훤한 앞산으로
해 받아 일어서서
내 이마에 이마를 대어
산문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당신
아직은 그대 앞에 두 손 다 편히 내려놓고
그대 바라볼 수 없이
흔들리는 우리 땅
우리들의 사랑.
진달래 동산
그리운 꽃 편지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 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
흰 동백
당신의 앞
이 세상에 당신이 있어
내가 행복한 것처럼
당신에게 나도
행복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 아무리 돌아서도
당신이 내 앞에서 있는 것처럼
당신이 아무리 돌아서도
나는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Eres Tu ( 그것은 바로 당신 ) - Macedades
출처 : 길 위에서의 생각
글쓴이 : 한결같이 원글보기
메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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