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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방

장가계 나들이 (중국)

by 마이욜 2006. 10. 3.

이번 추석 연휴엔 생각지도 않던 중국 장가계를 가게 되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쟈지에(張家界)에 가보지 않았다면, 어찌 100세가 되어도 늙었다고 할 수 있는가?’

(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황산(黃山)을 보고 온 사람은 다른 산을 보기를 원하지 않고,

 주자이거우(九寨溝)를 보고 온 사람은 다른 물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黃山歸來不看山, 九寨溝歸來不看水)

 

 중국인이 평생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을 때 꺼내는 속담이다.

 중국 서부 후난(湖南)성의 장쟈지에와 쓰촨(四川)성의 주자이거우는 중국인이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는 두 곳. 장쟈지에가 마치 거인이 도끼를 들어

바위를 장작기둥처럼 쪼개놓은 듯한 남성미를 지닌 곳이라면, 주자이거우는 골짜기 속에

 흩어진 투명한 호수들로 인해  여성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비록 두 곳이 1000㎞쯤 떨어져 있지만 이처럼 상반된 성격으로 인해 자주 비교가 된다.

■■■ 장쟈지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장쟈지에는 최근 들어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한국의 휴가철인 7~8월에는 하루에 2000여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90%를 차지한다고 한다.

 때문에 장쟈지에 관광지의 핵심 거점인 우링위안(武陵源) 번화가 상점·음식점 등에는

 중국어와 한글 간판이 나란히 붙어 있는 곳이 많았다.

장쟈지에는 ‘장(張)씨 집안의 영토’란 뜻으로 한(漢)나라를 세운 한 고조 유방의 책사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채고 도망쳐서 숨어살던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장량은 한나라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서도 신선이 살 정도로 경치가 좋은 장소를 찾았는데

 칭앤산(靑岩山·장쟈지에의 옛 지명)에 올라보니 별유천지(別有天地·특별한 세상), 세외선경

(世外仙境·속세를 떠난 깨끗한 세상)이라는 느낌이 들어 이곳을 선택했다는 것.

 그래서인지 장쟈지에 핵심부의 지명은 도연명도화원기에 나오는 별천지

 무릉도원(武陵桃源)의 줄임말인 우링위안(武陵源·무릉원)이다.

우링위안은 장쟈지에 국가 삼림공원, 숴시위(索溪) 자연보호구, 티안쯔산(天子山) 자연보호구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장쟈지에 국가 삼림공원은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 삼림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1992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됐다.

공원 입구에는 1995년 쟝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해 썼다는 ‘張家界’ 석 자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삼림공원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장량이 한나라 군대를 피해 숨어 있었다는

 황스자이(黃石寨).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해발 1020m 높이에서 내려다보면 기둥 모양의

 봉우리들이 마치 깊은 골짜기를 지키는 장군들처럼 서 있다.

봉우리마다 다양한 모양, 신비한 전설 전해져

 

   장쟈지에는 3억년 전만 하더라도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던 것이 2억8500만년 전쯤 육지로 솟아올라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단단한 석영사암 부분만 남아  사각기둥 모양의  봉우리로 변했다.

  중국인은 이를 봉우리숲(峰林·펑린)이라 부른다.  장쟈지에는 총 3103개의 봉우리가 있다.

  삼림공원의 봉우리들을 밑에서 올려다보기 위해서는  공원  입구에서 진피앤(金鞭) 계곡을 걸어 들어가면 된다.  계곡 입구에는 장량의 묘도 있다.

  삼림공원의 또 다른 자랑은 위안쟈지에(袁家界). 공원   입구에서 바위를 깎아 세운 320m(80층 건물에 해당)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봉우리를 올라간다.

  수직으로 깎아내린 계곡을 내려다보며 걷다보면,  구름과 안개가 끼면 어지럽고 방향을 가늠할 수 없으며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미혼타이(迷魂臺),

 

두 바위가 만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자연다리가 됐다는 티안샤디이챠오(天下第一橋)가 눈길을 끈다.

특히 티안샤디이챠오의 난간에는 자물쇠가 빼곡하게 매달려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원주민인 투쟈(土家)족은 결혼 한 달 전에 이곳을 찾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 위해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계곡 아래로 던져 버린다”는 여행 가이드의 설명에 “이혼하려면 열쇠를 찾아와야 하나요”라는 관광객의 질문이 나와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티안쯔산은 원나라 때 투쟈족의 영웅인 샹다쿤(向大坤)이 자신을 천자로 부르며 살던 곳이다.

 692m 높이를 길이 2084m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봉우리는 위비펑(御筆峰).

 3개의 직사각형 기둥 모양의 봉우리 위에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모습이다.

숴시위는 숴시(索溪)라는 하천 주변의 관광지를 가리킨다. 스리화랑(十里畵廊)은 5㎞의 계곡을 따라

모노레일을 깔아 놔서 편하게 주변의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다. 약초 캐는 노인 모습,

아이를 업은 세 자매 모습, 부부가 서로 쳐다보는 모습 등 다양한 모양의 봉우리를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기암 봉우리를 구경할 수 있는 바오펑후(峰湖),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황롱(黃龍)동굴 등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경치다.

장쟈지에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3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국제선 비행장이 없어 베이징·

상하이 등을 들러가야 한다.

 주변의 관광지인 황롱(黃龍), 모니거우(牟尼溝)를 들를 예정이다.

 모두 지우황 공항에서 1시간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황롱은 주자이거우와 비견할 만한 남색 호수들로 아름다운 곳이고,

모니거우엔 해발 3100m에 폭포 높이가 104m에 달하는 자가()폭포가 유명하다하니

이번 기회에 두루 보고 올 요량이다. 

 

모교 60주년 기념전을 목전에 두고 갔다 오려니 이래저래 바쁜 일상이라

블러그 나들이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도 아직 다리 힘 좋을 때 다녀오라는 주위의 권고를 핑계로

눈 딱 감고 가서 눈 크게 뜨고 보고 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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