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에 어딘가 다녀 올까 싶어 여행사 안내문을 기웃거려보니
이미 모든 여행이 다 마감이 돼 버린 상태라 그냥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고 기대도 안했는데
새벽에 울린 전화벨소리 30분안에 나올수 있냐고 묻는 여행사 전화다.
혹시나하고 어제 저녁 대강 가방은 준비를 해 놓은 상태라 바로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도착한 내게 가이드는 무척이나 반가와한다.
어제 저녁 비가 내린 후라 날씨는 쾌청하고 맑아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좋은 5월의 아침이다.
남원 봉화산 철쭉을 보러 가는 길.
가는 길에 정여창 고택을 들르기로 했다.
한 가문에서 효자,충신을 다섯이나 배출해 홍살문까지 내려 받은 좋은 가문이다.
보기 드물게 안채에 누각이 달려 있는게 이채롭다.
마침 오늘이 기제사 날이란다.
종부들이 모여서 음식 준비가 한창인데 집안 이곳 저곳을 둘러 보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소리없이 조용한 마음으로 내부 구경을 했다.
이 집은 해우소도 깔끔하게 잘 지어져 있다.
바로 옆 집도 잘 다듬어져 있는데 마당에 우물들이 하나씩 있는게 좀 색달랐는데 그건 일제시대때
이 고장의 좋은 정기를 없애려 일본인들이 파 놓은거란다.
고택을 나와선 통일 신라 말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으로 이 곳의 태수였던 최치원이
조성했다는 함양상림에 가 천년의 숲 산책을 하고 오곡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후
흥부 마을을 지나 복성이재로 해서 봉화산을 오르기 시작.
봉화산 철쭉 군락지는 치재라는 능선 일대에 몰려 있는데 해발 500m 안팎에 불과한
나지막한 곳이지만 엄연한 백두대간의 일부이다.
철쭉 나무의 높이가 평균 2m 라 철쭉사이로 걷는것이 아니라 철쭉 속으로 걷는다.
꽃불속으로 걷는다.
등산로에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꽃 속에 파묻혀 있으니 당연하다.
정상에서 보는 철쭉 군락지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만개한 철쭉이 능선을 가득 메웠다.빈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 보다 셔텨 소리로나마 봄을 아쉬워하며...
철쭉꽃을 뒤로 하고 다시금 바쁜 일상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5월 연휴의 마지막 날,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 이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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