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산과 칠장사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수산리 앵산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이 숨어 지내던 곳인데 쫓겨 다니던 몸으로 외부에선 이 마을이 앵산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안에서는 외부에서 누가 오면 금방 알아 볼 수 있었다해서라는데 우리네 정서로는 앵산이 전혀 산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칠장산 자락에 자리잡은 칠장사에 명종시대 도적이었던 임꺽정의 스승 병해대사가 머물러 있었고 그 스승을 찾아 임꺽정이 자주 들렀으며 이절 불상 앞에서 임꺽정, 이학봉, 박유복, 배돌석, 황천왕동, 곽오주, 길막봉 등의 7형제가 의형제를 맺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칠장사는 임꺽정 반란의 발상지로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이 근방 노인들까지도 잘 알고 있는 까닭은 벽초 홍명희가 ‘임꺽정’이라는 소설 속에서 묘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혜소국사가 아미산 중턱에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불도를 닦고 있던 중 암자 근처에 우물을 파고 표주박을 띄어 놓았다. 당시 절 아래에는 일곱 명의 도적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혜소국사의 암자에 있는 우물터에서 현란한 빛줄기가 뻗쳐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일곱 명의 도적들이 우물로 다가가보니 표주박처럼 생긴 황금덩어리들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이 아닌가, 견물생심이라고 도적들은 금빛이 감도는 표주박들을 한 개씩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집에 와서 꺼내놓자 마자 조금 전만 해도 금빛이 찬란했던 표주박이 그냥 표주박으로 변하고 말았다. 실망에 빠진 도적들은 표주박을 가지고 가서 우물에 다시 띄웠더니 표주박은 다시 황금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러기를 몇 차례 도적들은 그제야 무엇인가 신령한 기운을 깨닫고서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의 일은 아무래도 부처님께서 우리를 시험하신 모양이네 저 암자에서 도를 닦고 있는 스님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하세! 늦게나마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혜소국사에게 찾아가 사실대로 이야기 하자 혜소국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헛된 욕심을 품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보물로 보이는 법입니다.” 이 말을 들은 일곱 명의 도적들은 수도승이 되었고 마침내 도를 닦아서 도통을 하게 되었다. 그 뒤부터 이 산을 칠현 산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곳의 암자 이름을 일곱 명의 힘센 장사가 중이 되었다고 하여 칠장사라고 하였다. (신정일의 사찰 가는 길>에서
눈 밭 속의 부도들이 한층 정갈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