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행지에 동행하는 심회장님을 만나니 며칠동안 만두 빚어 여러 집에 감사의 선물을 할거라 해
일찌감치 서둘러 가 만두 빚으며 오랫만의 수다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집 모양새가 여늬 집들과 달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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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가득 품은 ‘박공지붕’집 이 주택이 들어선 동네는 이미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리저리 구성되어 비교적 그 짜임새가 느슨했다. 대지의 모양과 방위로부터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데 설계의 주안점을 두었다. 정감 있는 골목길에 위 암감을 주지 않기 위해 벽체 위에 2개의 박공지붕을 얹었다.
▲ 북쪽 길에서 본 건물 전경. 폐쇄적인 벽체 위에 2개의 박공지붕이 시각적 부담을 덜어 준다. 두 지붕은 각각 공적, 사적인 내부 공간을 나타내며, 이는 안마당을 통해 수평, 수직으로 상호 관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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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테라스에 서 본 중정. 전통 가옥의 개념을 살린 구조 방식 과 배치 개념에 의해 중정을 중 심으로 자연스 러운 공간의 흐 름을 강조하고 있다.
주택의 대부분 은 중정에 의해 빛과 바람의 변 화를 쉽게 느끼 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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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앞마당, 중정과 함께 거 실은 자연 그대로의 자연광을 듬 뿍 받고 있다. 간결하고 세련된 색감 구성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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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에서 내려다 본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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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거실의 일부분. 삼각형 창문의 구성과 기하 학적으로 보이는 의자 소품이 특이하다.
집과 함께 삶의 기억이 남아있는 집 가회동과 같은 한옥 보존 지구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취락으로부터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가 깨닫 게 되는 것은 비단 전통적인 마을의 구성이나 가옥 의 형태뿐 아니라 그것들에서 독특한 풍경을 유추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유한 취락 구조가 갖고 있는 물리적 특 성과 도시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그 정서로부터 우리 는 도시의 감성을 느끼게 된다.
지붕과 지붕이 교우하는 선, 막히고 뚫리는 공간의 연속감, 담장을 사이에 두고 마당과 골목이 만들어 내는 외부 공간의 흐름이 발전해 동네를 이루고, 더 나아가 각기 다른 동네들이 모여 도시 구석구석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야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진실한 모습을 담 고 있다고 하겠고 시간에 따라 혹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리저리 구성된 이 동네는 새로 형성된 주택 단지에 비해 비교적 그 짜임 새가 느슨하다. 높은 축대나 담이 아니라 오래 자란 수목이 이루는 풍경으로 정감 있는 골목길의 분 위기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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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과 침실을 연결하는 문과 계 단. 원목의 질감과 흰색 벽면, 바닥 이 깨끗한 이미지를 준다.
두 갈래의 길을 끼고 있는 모서리 땅으로 둘러싸인 인근 주택 때문에 그리 좋은 조망을 얻을 수 없는 불 리함뿐만 아니라 인접 주택으로부 터 시각적인 간섭마저 받고 있다.
건물의 주축(오랜 관습에서 그것은 거실이거나 안방을 중심으로 생각 하게 되지만)의 방위가 서쪽이 되 고 불규칙한 구형의 대지 형태와 대지의 높낮이가 대문과 현관의 위 치에 영향을 준다.
합정동 주택의 구성은 그 대지의 형상과 방위로부터 불리함을 극복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ㄷ자형 모양의 평면 형태는 중앙의 작은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서쪽 끝부분의 불규칙한 모서리를 비워 놓은 것이다.
좁은 대지 폭 때문에 대문과 현관 은 맞붙어 있으면서 외부에 그대로 개방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북쪽길에서 보면 폐쇄적인 벽체 위에 2개의 박공지붕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이는 골목을 지나는 사 람에게 이 집이 주는 시각적 위압감을 줄여 보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현관을 들어서면 그 위치나 크기에도 불구하고 매우 밝은 안마당과 만나게 되며 공간의 투 명함을 느끼게 된다. 안방을 동쪽에 배치한 것은 서남쪽으로부터의 밝은 채광을 얻으려는 의도뿐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그 대지의 구옥에서 생활했던 가족들의 침실 배치를 그대로 지킴으로써 집 과 함께 남아 있는 삶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게 하려는 뜻에서이다.
글 / 건축가 조성룡(도시건축사무소 소장) |
( 출처 : 주택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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